많은 경영자들, 그리고 많은 상사들이 부하직원을 믿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을 갖지 않는다. 그래야 직원이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으며, 또한 직원을 감시하거나 쓸데없이 간섭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을 실천하기란 여간 쉽지 않다. 믿겠다는 마음을 굳건하게 가져도 순간 순간 밀려드는 의구심은 직원에 대한 믿음을 끝까
지 가져갈 수 없게 하는 최대의 장애물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상사들은 수시로 잘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고, 실수가 보이면 훈계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이런 마음이
드는 것은 꼭 비난하거나 비합리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것은 책임자로서 실패를 줄이고자 하는 목표의식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기 때문이다.
어떤 상사들은 능력이 아직 검증되지 못한 직원을 무작정 믿고 기다릴 수 없지 않느냐라고 반문하기도 한다. 이는 믿음에도 조건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믿음과 조건은 양립할 수 없다. 조건을 따지기 시작하면 믿음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의심은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속성을 가지고 있어 한 번 의심을 품기 시작하면 그 사람의 모든것을 의심하게 된다. 작은 의심이
상대방에 대한 믿음 전체를 괴멸하는 것이다.
반면 믿음에는 강력한 힘이 있다. 설사 매번 실수만 하는 사람이더라도 '당신을 진심으로 믿는다'는 메시지가 지속적으로 전달되면
상대방은 실제로 믿음직스러운 사람으로 변한다. 그러므로 믿을 수 있기 때문에 믿는 것이 아니라 믿어야만 믿을 수 있게 된다.